🐹 흠 저는 자살시도를 한 후에 처음으로 깨고 나서 내가 끝낸 인생을 다시 마주해야하는 막막함에 너무너무 괴로웠는데 그 날 친구들에게 내 얘기 한 번만 들어달라고 말했더니 정말 그날 밤에 열 명? 가까이 우리 집에 와주었어요. 와서 특별히 무슨 얘기를 하지도 않고 안아주고 막 프듀봐도 되냐고 물어보고 친구들이 프듀 보겠다고 한 친구한테 뭐라그러고 과자랑 이것저것 한아름 사다가 주었는데 그날은 나의 핵심기억입니다.
🐧 서비의 처음 정신병원 방문에 함께 동행했던 일. 내가 돌본 경험은 그러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싶은 순간들이 좀 있네….근데 내가 무너지는 순간에 늘 도움 청할 곳이 있는 감각은 페미당당 하면서 늘 있었네. 그리고 한국을 떠나있을때는 우선순위가 늘 그런 공동체를 찾는 것이었고.
🐊우리가 각 집에서 있었던 폭력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저한테 엄청 위로가 됐어요. 뭔가.. 당연히 그게 당연히 괜찮을리가 없는데 어쨌든 웃으면서라도 가장 취약한 이야기를 꺼낼 공간이 있고 누구도 그 고통을 함부로 취급하지 않는 곳이 제 인생에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에게 밥 해주고 밥 먹이고 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식사를 함께 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 어느 날 낮에 미섭이 눈물 인간이 되어서 누군가 구해주면 좋겠다고 구조 요청을 했어요. 어쩌지 어쩌지 하며 있는데 지안이인가 누가 가서 미섭을 일으켜줬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 저는 미섭이 부럽다는 마음이 조금 들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런 친구가 아마 앞으로도 안 생길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나는 절대 저렇게 많이 아프면 안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맘대로 되지 않죠~~ 몇 년이 흐르고 몹시 아파졌고 그때 미섭의 돌봄을 받았습니다. 미섭이 밥도 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어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 😇 제가 애인과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하다가 한 번 싸우고 뛰쳐나왔던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미섭이가 같이 가서 버거 먹어줬고. 아예 그 사람과 헤어지기로 하고 그 다음날 집에 가기가 싫은 상황? 왜냐면 집도 나에게 안전 공간이 아니어서 잘 곳이 없었는데 소영이 와서 자라고 해줬고. 소영의 집에서 몇 주, 승민의 에어비앤비에서 일주일, 이렇게 페당 친구들의 집을 캐리어 들고 오가면서 지냈어요. 한 번은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카톡방에 도움 요청 했더니 은후가 전화해줘서 대성통곡하면서 울었고…. 지금도 힘든 순간들이 오면 저 방에다가 혹은 그 구성원들에게 에스오에스 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내가 돌봄을 제공했던 건들은 이야기 못하겠어. 힘들었고 힘듦의 당사자가 아니었던 내가 말하는 것이 폭력적일까봐 걱정되어요.
💦내가 가족들로부터, 혹은 내 자신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할 것 같다고 ‘확신’할 때 제가 혹시 자고 가도 되냐고 했을 때 소영 지안 미섭 미나 기억나는 모두가 다 된다고 했고, 또 내가 자고간다고도 안했는데 자고 가라고 졸라주기까지 했고 그랬던 게 보루로 남아있다. 내가 절대로 완전히 갈곳잃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
☃️ 그냥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리고 달려와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참 고맙고 기적같은 일이다.
🐹 추석에 엄마랑 싸우고 우당탕 집을 나와버렸는데 당연하게 날 재워줄 친구가 있다는 믿음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우당탕 나올 수 있었고 그렇게 승민과 예원의 집인 네페하에 삼개월을 살게되었다. 그때 예워니가 노래 틀어놓고 주방에서 날 위해서 요리해주고 있는데 정말 눈물이 났어. 내 인생에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답기로는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해.
🐊화용의 돌봄을 받으면서 누군가 깨끗하게 온전히 나를 받아들여주고 사랑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거는 남자 애인에게 느낀 감정과 너무 다른 사랑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화용과의 일 덕분에 저는 뭐랄까.. 저의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면들을 좀 더 받아들일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왜냐면 내 친구가 만약에 길거리에 똥을 싼다? 저는 모른척 하고 내가 싼 척 하고 치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근데 그걸 스스로에겐 적용하지 못했던 거죠.
🐧내가 취약할때 그 사실을 알리고 도움 받는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물론 나는 그것때문에 다른 공동체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음. 페미당당의 소중함을 그때 좀 많이 느꼈네. 에어백이 하나 있는 느낌이고 인생의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을때 찾아갈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는 공간이 있다는 든든함!!!
🐊 저는 인생 내내 저를 괴롭히던 진짜 존나게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 있었거든요. 그게 너무너무 견디기가 어려워서 별 이상한 짓거리를 많이 했는데 이십대 내내. 이상하게도 페당 하고 나서 그게 없어졌어요. 사랑이란 게, 그리고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내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절대로 한 번에 편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 정말 지지고볶고 엄청나게 싸우고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이 과정을 겪어가며 때로는 얘가 너무너무 밉고 싫기도 하면서도 그걸 전부 포함해서 사랑일 수 있다는 거.
😇마지막 순간에 브레이크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왜냐면 헉 아무한테도 얘기 못하겠고 눈물이 줄줄나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내가 나를 해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만 강화될 때, 딱 한군데에 말해야지 하는 곳이 페당친구들이에요.
☃️좀더 “응석부리기"에 너그러운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왜냐면 응석을 부려야만 하는 순간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 이해가 안될 수도 있고 좀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일단 그 순간에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는 경험을 많이 해서 조금은 능숙해진 것 같아요.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나는 못생기고 어쩌고 기타 부정적인 성향들로 이루어진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라는 사람의 특징들에 대해 잘-못 좋다-나쁘다 이런 걸 판단하는 습관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렸고 그냥 친구들은 그냥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러하다는 사실을 믿게 됨에 따라서 마치 종교를 찾은 듯한 그런 든든함과 안정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남을 많이 돕고 싶고 그것에 기꺼운 마음이 든다. 봉사활동도 신청하고 그랬다. 누가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해도 나에겐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온전히 존중받을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자유롭게 해준다.
🐹나는 페당하면서 어디가서도 기죽지 않게 된것같아. 왜냐하면 내 친구들이 진짜 멋진데 나랑 친구해주니까…. 내 친구들이 안목이 있는 사람들인데 내가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닐것이다! 이렇게. 그래도 한 번씩 쭈그러들고 친구들은 다 좋은 사람인데 왜 나랑 친구해주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페당 카톡방에 그걸 이야기했더니 미섭이가 이미 너의 못난 점을 우린 다 알고 있고 이미 모에화까지 다 끝냈기 때문에 친구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어서…
😇내가 그 마지막 연락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계속 보고 있게 되는게 매번 힘들어요.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까? 일단 도움을 요청하면 뭐라고 해야하지, 어떤 말을 해줘야 하지 생각하지 말고 바로 전화 걸거나 택시타고 달려가요. 일단 혼자가 아닌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 있으면, 지금 가장 위험한 것이 자기 자신인데, 그 자신으로부터 지키는 것을 도울 수가 없으니까.
💦 물리적 거리를 쉽게 뛰어넘을 만큼의 자원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너무 멀어서 닿기 오래걸린다는 이유로 하지 못할 때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구라는 게 너무 소중하고 나에게 너무 필요해서 너무 귀해서 친구들에게 나의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앓으며 더 망가지거나 그저그런 데이트상대에게 그저그런 케어를 받으며 시간이 흘러 회복된 후에 ‘약간 회복됐지만 약간 가여워보이는 나’정도가 되면 친구를 찾았던 것 같다.
🐊 적당히 포기? 타협?하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 우리가 돌봄을 언제나 24시간 제공할 수는 없는데 누군가 나를 찾을 때마다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나는 조금 지친 것 같다… 솔직히 일부분은 포기해야한다. 저 사람이 죽어서 내가 이 순간을 두고두고 후회하면 어떡하지? 난 걍 잤는데… 또는 뭐 시덥잖은 짓 하느라 안갔는데… 나때문에 저사람이 죽었어 라고 후회하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순간들을 견뎌야 한다. 왜냐면 매번 갈 순 진짜 없으니까. 또 페당하면서 속상했던 것은 친구들이 싸울 때 그걸 중간에서 중재하고 부둥부둥하는 역할도 분명 돌봄인 것 같은데 항상 없었던 일처럼 되었던 일 같다. 돌봄 한사람도 나중에 돌봄받아야되는 것 같네…
🐹 그런데 사실 이 역할에는 어느정도의 치우침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 왜냐하면 어쨌든 나는 갈등을 잘 마주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그래서 갈등을 유치하는 사람이 있고 갈등상황을 못견뎌서 이걸 어떻게라도 중재해보려는 사람이 생기니까.
😇 그런데 사실 사랑하면서도 이 돌봄공동체의 기억을 좋았다라고 이야기… 못할 것 같아 🐊🐊 힘들었고 우리 각자가 진짜 최선을 다해서 버티고 살아남아서 서로를 구한 것 같아.🐊🐊🐊
🐹사랑해서 이것을 더 어찌할 수 없기때문에 더 어려웠어.. 뭔가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조율해야할 것 같고 정말 카톡방에서 누군가 서로 의견대립만 하고 있어도 약간 공황전조증상...같은거 왔던 것같고 지금 돌이켜보면..
🐊 나는 여기에 속하지 못한 것 같다는 부적절감을 느낀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 부적절감을 어느 공동체에 언제 들어가도 늘 느낄 수 있고. 제가 마음이 편해진 방법은 우리가.. 타인과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고 사랑을 주고 받는 게 어느 한 시기 그러면 족하다..🐈🐈🐈🐈🐈😇 😇 😇 그러다 헤어질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헤어짐을 실패로 보면 그건 너무 슬퍼지니까. 그 시기에 나를, 서로를 키웠던 존재들이라고 생각하구… 상처를 주고받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관계가 깊어지고 사랑 하다보면 언제나 상처를 받게 되는 거 같아요.
🐹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것 같아. 😇 😇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이런 방식의 공동체’를 너무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서? 꼭 가져야 할 뭔가로 생각해서? 지금 속해 있는 공동체를 그런 공동체라고 믿고 그 안에서 폭력을 견디거나 혹은 이런 어떤 무슨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많은 걸 참고 그 과정에서 더 나빠지는 것이 걱정되기도 한다..
☃️주변과 연결되는 것, 단절되지 않고 돌봄을 주고받고, 공유하는 경험은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던 관념을 항상 깨는 경험을 주는 것 같아
🐊 저는 페당이라는 공동체가 저에게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라는 선이 그어지는 순간 그바깥으로 내팽개쳐지는 공포가 생기니까요. 페당에게서 받은 사랑도 기억하고 상처도 기억해야겠지만 솔직히 사랑만 기억하고 싶고. 페당에 대한 사랑 = 그 안에서 겪은 상처도 받아들인다 ☃️☃️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도 페당을 지탱하기 위해서? 뭐랄까 애썼던 노력했던 기억들 그리고 그 애씀이 나중에는 상처로 남아서 외로워지는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
😇 이제 그냥 이 공동체의 누군가가 나를 미워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 평화롭다면 다행이고, 사실 나도 그렇게까지 평화롭지는 못한데 평화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음. 이제 애써서 끌어 안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킬 수 있을만큼 단단해지기도 한 것 아닐까..
💦괜찮을 거라고 굳게 믿고 노력하고 싶은 사람도 한 명이 있다는게 언젠가는? 어느 순간에는 어처구니없는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해봐…나는 우리가 다 괜찮을 것 같아. 나중에는 정말로 다 괜찮아서 정말 다 괜찮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언젠가는 말이야.
🐹우리는 넘 많은걸 사랑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건가? 라는 생각을 요즘 했어. 하지만 고맙고 사랑해..
☃️나는 이제 “페당이라는 공동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페당을 나가거나 가까이 있는 걸 더이상 견디기 힘든 친구들이 점점 많아져서 그런가봐. 그리고 그게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나의 책임이기도 하겠지? 그러니까 무책임하게 마음만 아파할수도 없는 일이겠지…
🐈가끔 가끔은 친구들이 원망스러웠던 때도 있고 같은 이름아래 있기에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기도 여러번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도와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페당이라서 나는 그 순간들에 무척 감사하고 있어요. 여러분 정말 고마웠어.. 내가 가장 힘들 때 바닥에 있을때 함께해줘서… 남들에게 힘든 걸 표현해도 되는구나를 처음 알았다
🐧 서비의 처음 정신병원 방문에 함께 동행했던 일. 내가 돌본 경험은 그러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싶은 순간들이 좀 있네….근데 내가 무너지는 순간에 늘 도움 청할 곳이 있는 감각은 페미당당 하면서 늘 있었네. 그리고 한국을 떠나있을때는 우선순위가 늘 그런 공동체를 찾는 것이었고.
🐊우리가 각 집에서 있었던 폭력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저한테 엄청 위로가 됐어요. 뭔가.. 당연히 그게 당연히 괜찮을리가 없는데 어쨌든 웃으면서라도 가장 취약한 이야기를 꺼낼 공간이 있고 누구도 그 고통을 함부로 취급하지 않는 곳이 제 인생에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서로에게 밥 해주고 밥 먹이고 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식사를 함께 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 어느 날 낮에 미섭이 눈물 인간이 되어서 누군가 구해주면 좋겠다고 구조 요청을 했어요. 어쩌지 어쩌지 하며 있는데 지안이인가 누가 가서 미섭을 일으켜줬던 걸로 기억해요. 그때 저는 미섭이 부럽다는 마음이 조금 들었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런 친구가 아마 앞으로도 안 생길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나는 절대 저렇게 많이 아프면 안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맘대로 되지 않죠~~ 몇 년이 흐르고 몹시 아파졌고 그때 미섭의 돌봄을 받았습니다. 미섭이 밥도 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어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 😇 제가 애인과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하다가 한 번 싸우고 뛰쳐나왔던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미섭이가 같이 가서 버거 먹어줬고. 아예 그 사람과 헤어지기로 하고 그 다음날 집에 가기가 싫은 상황? 왜냐면 집도 나에게 안전 공간이 아니어서 잘 곳이 없었는데 소영이 와서 자라고 해줬고. 소영의 집에서 몇 주, 승민의 에어비앤비에서 일주일, 이렇게 페당 친구들의 집을 캐리어 들고 오가면서 지냈어요. 한 번은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카톡방에 도움 요청 했더니 은후가 전화해줘서 대성통곡하면서 울었고…. 지금도 힘든 순간들이 오면 저 방에다가 혹은 그 구성원들에게 에스오에스 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내가 돌봄을 제공했던 건들은 이야기 못하겠어. 힘들었고 힘듦의 당사자가 아니었던 내가 말하는 것이 폭력적일까봐 걱정되어요.
💦내가 가족들로부터, 혹은 내 자신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할 것 같다고 ‘확신’할 때 제가 혹시 자고 가도 되냐고 했을 때 소영 지안 미섭 미나 기억나는 모두가 다 된다고 했고, 또 내가 자고간다고도 안했는데 자고 가라고 졸라주기까지 했고 그랬던 게 보루로 남아있다. 내가 절대로 완전히 갈곳잃어지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
☃️ 그냥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그리고 달려와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참 고맙고 기적같은 일이다.
🐹 추석에 엄마랑 싸우고 우당탕 집을 나와버렸는데 당연하게 날 재워줄 친구가 있다는 믿음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우당탕 나올 수 있었고 그렇게 승민과 예원의 집인 네페하에 삼개월을 살게되었다. 그때 예워니가 노래 틀어놓고 주방에서 날 위해서 요리해주고 있는데 정말 눈물이 났어. 내 인생에서 정말 슬프면서 아름답기로는 최고이지 않을까 생각해.
🐊화용의 돌봄을 받으면서 누군가 깨끗하게 온전히 나를 받아들여주고 사랑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거는 남자 애인에게 느낀 감정과 너무 다른 사랑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화용과의 일 덕분에 저는 뭐랄까.. 저의 수치스럽고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면들을 좀 더 받아들일 줄 알게 된 것 같아요. 왜냐면 내 친구가 만약에 길거리에 똥을 싼다? 저는 모른척 하고 내가 싼 척 하고 치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근데 그걸 스스로에겐 적용하지 못했던 거죠.
🐧내가 취약할때 그 사실을 알리고 도움 받는걸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게 됐어요. 물론 나는 그것때문에 다른 공동체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했음. 페미당당의 소중함을 그때 좀 많이 느꼈네. 에어백이 하나 있는 느낌이고 인생의 모든 계획이 어그러졌을때 찾아갈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되는 공간이 있다는 든든함!!!
🐊 저는 인생 내내 저를 괴롭히던 진짜 존나게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 있었거든요. 그게 너무너무 견디기가 어려워서 별 이상한 짓거리를 많이 했는데 이십대 내내. 이상하게도 페당 하고 나서 그게 없어졌어요. 사랑이란 게, 그리고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내가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절대로 한 번에 편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 정말 지지고볶고 엄청나게 싸우고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이 과정을 겪어가며 때로는 얘가 너무너무 밉고 싫기도 하면서도 그걸 전부 포함해서 사랑일 수 있다는 거.
😇마지막 순간에 브레이크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왜냐면 헉 아무한테도 얘기 못하겠고 눈물이 줄줄나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내가 나를 해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만 강화될 때, 딱 한군데에 말해야지 하는 곳이 페당친구들이에요.
☃️좀더 “응석부리기"에 너그러운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왜냐면 응석을 부려야만 하는 순간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 이해가 안될 수도 있고 좀 무리가 될 수도 있지만 일단 그 순간에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는 경험을 많이 해서 조금은 능숙해진 것 같아요.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나는 못생기고 어쩌고 기타 부정적인 성향들로 이루어진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라는 사람의 특징들에 대해 잘-못 좋다-나쁘다 이런 걸 판단하는 습관 자체가 무의미해져버렸고 그냥 친구들은 그냥 나를 사랑하고 나도 그러하다는 사실을 믿게 됨에 따라서 마치 종교를 찾은 듯한 그런 든든함과 안정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남을 많이 돕고 싶고 그것에 기꺼운 마음이 든다. 봉사활동도 신청하고 그랬다. 누가 나를 비난하거나 무시해도 나에겐 돌아갈 자리가 있다는, 온전히 존중받을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자유롭게 해준다.
🐹나는 페당하면서 어디가서도 기죽지 않게 된것같아. 왜냐하면 내 친구들이 진짜 멋진데 나랑 친구해주니까…. 내 친구들이 안목이 있는 사람들인데 내가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닐것이다! 이렇게. 그래도 한 번씩 쭈그러들고 친구들은 다 좋은 사람인데 왜 나랑 친구해주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페당 카톡방에 그걸 이야기했더니 미섭이가 이미 너의 못난 점을 우린 다 알고 있고 이미 모에화까지 다 끝냈기 때문에 친구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어서…
😇내가 그 마지막 연락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계속 보고 있게 되는게 매번 힘들어요.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까? 일단 도움을 요청하면 뭐라고 해야하지, 어떤 말을 해줘야 하지 생각하지 말고 바로 전화 걸거나 택시타고 달려가요. 일단 혼자가 아닌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혼자 있으면, 지금 가장 위험한 것이 자기 자신인데, 그 자신으로부터 지키는 것을 도울 수가 없으니까.
💦 물리적 거리를 쉽게 뛰어넘을 만큼의 자원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자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너무 멀어서 닿기 오래걸린다는 이유로 하지 못할 때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친구라는 게 너무 소중하고 나에게 너무 필요해서 너무 귀해서 친구들에게 나의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 앓으며 더 망가지거나 그저그런 데이트상대에게 그저그런 케어를 받으며 시간이 흘러 회복된 후에 ‘약간 회복됐지만 약간 가여워보이는 나’정도가 되면 친구를 찾았던 것 같다.
🐊 적당히 포기? 타협?하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 우리가 돌봄을 언제나 24시간 제공할 수는 없는데 누군가 나를 찾을 때마다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나는 조금 지친 것 같다… 솔직히 일부분은 포기해야한다. 저 사람이 죽어서 내가 이 순간을 두고두고 후회하면 어떡하지? 난 걍 잤는데… 또는 뭐 시덥잖은 짓 하느라 안갔는데… 나때문에 저사람이 죽었어 라고 후회하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순간들을 견뎌야 한다. 왜냐면 매번 갈 순 진짜 없으니까. 또 페당하면서 속상했던 것은 친구들이 싸울 때 그걸 중간에서 중재하고 부둥부둥하는 역할도 분명 돌봄인 것 같은데 항상 없었던 일처럼 되었던 일 같다. 돌봄 한사람도 나중에 돌봄받아야되는 것 같네…
🐹 그런데 사실 이 역할에는 어느정도의 치우침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 왜냐하면 어쨌든 나는 갈등을 잘 마주하지 못하고 회피하고 그래서 갈등을 유치하는 사람이 있고 갈등상황을 못견뎌서 이걸 어떻게라도 중재해보려는 사람이 생기니까.
😇 그런데 사실 사랑하면서도 이 돌봄공동체의 기억을 좋았다라고 이야기… 못할 것 같아 🐊🐊 힘들었고 우리 각자가 진짜 최선을 다해서 버티고 살아남아서 서로를 구한 것 같아.🐊🐊🐊
🐹사랑해서 이것을 더 어찌할 수 없기때문에 더 어려웠어.. 뭔가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조율해야할 것 같고 정말 카톡방에서 누군가 서로 의견대립만 하고 있어도 약간 공황전조증상...같은거 왔던 것같고 지금 돌이켜보면..
🐊 나는 여기에 속하지 못한 것 같다는 부적절감을 느낀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그 부적절감을 어느 공동체에 언제 들어가도 늘 느낄 수 있고. 제가 마음이 편해진 방법은 우리가.. 타인과 만나서 영향을 주고 받고 사랑을 주고 받는 게 어느 한 시기 그러면 족하다..🐈🐈🐈🐈🐈😇 😇 😇 그러다 헤어질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헤어짐을 실패로 보면 그건 너무 슬퍼지니까. 그 시기에 나를, 서로를 키웠던 존재들이라고 생각하구… 상처를 주고받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관계가 깊어지고 사랑 하다보면 언제나 상처를 받게 되는 거 같아요.
🐹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을 것 같아. 😇 😇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이런 방식의 공동체’를 너무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서? 꼭 가져야 할 뭔가로 생각해서? 지금 속해 있는 공동체를 그런 공동체라고 믿고 그 안에서 폭력을 견디거나 혹은 이런 어떤 무슨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많은 걸 참고 그 과정에서 더 나빠지는 것이 걱정되기도 한다..
☃️주변과 연결되는 것, 단절되지 않고 돌봄을 주고받고, 공유하는 경험은 많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던 관념을 항상 깨는 경험을 주는 것 같아
🐊 저는 페당이라는 공동체가 저에게 위안을 주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불안과 공포를 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왜냐면 우리라는 선이 그어지는 순간 그바깥으로 내팽개쳐지는 공포가 생기니까요. 페당에게서 받은 사랑도 기억하고 상처도 기억해야겠지만 솔직히 사랑만 기억하고 싶고. 페당에 대한 사랑 = 그 안에서 겪은 상처도 받아들인다 ☃️☃️
☃️다른 사람들도 그렇겠지만, 나도 페당을 지탱하기 위해서? 뭐랄까 애썼던 노력했던 기억들 그리고 그 애씀이 나중에는 상처로 남아서 외로워지는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 같아.
😇 이제 그냥 이 공동체의 누군가가 나를 미워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 평화롭다면 다행이고, 사실 나도 그렇게까지 평화롭지는 못한데 평화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음. 이제 애써서 끌어 안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킬 수 있을만큼 단단해지기도 한 것 아닐까..
💦괜찮을 거라고 굳게 믿고 노력하고 싶은 사람도 한 명이 있다는게 언젠가는? 어느 순간에는 어처구니없는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해봐…나는 우리가 다 괜찮을 것 같아. 나중에는 정말로 다 괜찮아서 정말 다 괜찮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언젠가는 말이야.
🐹우리는 넘 많은걸 사랑으로 극복하려고 했던 건가? 라는 생각을 요즘 했어. 하지만 고맙고 사랑해..
☃️나는 이제 “페당이라는 공동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페당을 나가거나 가까이 있는 걸 더이상 견디기 힘든 친구들이 점점 많아져서 그런가봐. 그리고 그게 누군가의 책임이라고 한다면 나의 책임이기도 하겠지? 그러니까 무책임하게 마음만 아파할수도 없는 일이겠지…
🐈가끔 가끔은 친구들이 원망스러웠던 때도 있고 같은 이름아래 있기에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기도 여러번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나를 도와주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페당이라서 나는 그 순간들에 무척 감사하고 있어요. 여러분 정말 고마웠어.. 내가 가장 힘들 때 바닥에 있을때 함께해줘서… 남들에게 힘든 걸 표현해도 되는구나를 처음 알았다